필자는 콩국수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실제로 이맘때쯤 날씨가 되면 일부러 콩국수를 먹으러 찾아다니기도 하며, 나름 유명한 콩국수를 많이 먹어봤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서울 시청 쪽에 있는 모 회관부터, 시장 콩국수까지 콩국수 마니아인 나로서는 여름의 모든 것을 싫어해도 유일하게 콩국수라는 음식 하나로 여름을 용서할 수 있을 정도로 꽤나 콩국수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랬던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콩국수 집이 있으니, 바로 목포역 근처에 있는 목포 맛집 유달콩물이다. 애초에 워낙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목포 여행을 간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걸까? 많이들 알지는 못하는 곳인 것 같다. 그래도 콩국수 마니아들에게는 누구보다 유명한 유달콩물.
일요일은 휴무라고 나와있었고, 나는 다행스럽게도 점심시간 끝자락 쯤에 방문했었기 때문에 유달콩물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도시가 조용하다는 특성상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가게문을 일찍 닫는 것 같기도 했다.
목포 맛집 유달콩물.. 간판과 외관만 보더라도 굉장한 느낌이 든다. 원래도 서울에 있을 때 노포감성을 꽤나 좋아하는지라 을지로 3 가쪽 인쇄소 골목이나 충무로에 있는 각종 노포들을 나는 참 좋아하는데, 유달콩물은 노포 감성으로 꾸며 놓은 곳이 아닌 정말 골목의 세월과 함께 4계절을 겪은 곳이라 그런지 외관부터 포스가 장난 아니다.
유달콩물 안으로 들어가면 전국으로 콩물을 판다는 안내판이 있다. 그만큼 콩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시다는 소리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메뉴 역시도 심플하게 노랑콩국수, 검은 콩국수, 육회비빔밥이다. 이때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검은 콩국수를 먹을 순 없었기에, 노랑콩국수와 육회비빔밥을 시켰다.
참고로 콩국수가 아닌 육회비빔밥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유달콩물의 밥은 솥밥이다.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간혹 가다가 보이는 솥밥 조리기로 만드는 밥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솥밥의 그 고슬고슬한 감성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호였다. 실제로 솥밥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처음에 목포여행을 짰을 때는 큰 계획 없이 시작을 했다. 이 도시에 뭐가 있고, 뭐가 맛있고, 뭐가 볼 게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한 채로 그냥 목포역에서 내렸을 뿐이었다. 핸드폰을 켜고 대충 목포 맛집 검색해 보고 아무 곳에서나 끼니를 해결하자고 생각했다가 알게 된 곳이 유달콩물이라 그런지 뭔가 더 감격스러웠다.
유달콩물의 노랑콩국수. 사장님이 정말 콩국수에 자부심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을 보았을 때 얼음 없고, 오이 없고 그냥 콩물에 면이었다. 하지만 그 콩물의 면만 보더라도 이 한 그릇에 뭔가 내공이 느껴졌다.
노랑콩국수는 일반적으로 먹었던 다른 콩국수보다 꾸덕했다. 면과 적당하게 섞여 들어가서 나타나는 꾸덕하면서 시원하고 끝맛이 고소한 그 느낌. 오묘하지 않고 든든하다고 생각이 드는 국물맛과 적당히 시원한 콩국과 어우러진 면발은 쫄깃하고 탱글 했다.
육회비빔밥 역시 유달콩물에서 꽤나 메인으로 내걸고 있는 음식이어서 그런지, 사이드 느낌이 아니었다. 간판에만 육회비빔밥이 없을 뿐, 유달 비빔밥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육회비빔밥도 모나지 않고 든든해서 좋았다.
목포 맛집으로 검색하면 실제로 상위로 뜨기도 했고, 간판만 노포의 감성이었을 뿐 생각보다 젊은 분들과 나이 든 분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가게였다. 마치 우리가 서울에서 노포에 가면 과거와 현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을 받는 것처럼 유달콩물 역시도 부담스럽지 않게 혼밥을 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달콩물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목포역에서도 가깝고 근처에 시내 같은 곳에서 한 블록만 쏙 들어가면 보이는 곳이었기에 접근성도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애초에 여행 왔을 때 맛집은 찾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것보단 그냥 가깝고 접근성 좋은 곳에 있어야 피로도가 덜한데, 그런 점에 있어서도 유달콩물은 나름 좋았던 것 같다.
목포여행을 끝마치고도 생각이 났던 고소 달달했던 콩물, 그리고 쫄깃한 면발과 오히려 한세대를 지나서 더 감성 있고 좋았던 외관과 내부까지. 콩국수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목포 여행을 갔을 때 지역의 음식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가볼 만한 목포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올여름에는 한번 콩물 시켜서 집에서 말아먹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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