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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오는 날 투다리 구월점에서 투다리 김치우동과 꼬치에 소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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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인데 말도 안 되게 비가 오는 걸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금토일이어서 어디 한 번 놀러 가봐야 하나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잠시.. 모든 기대가 완전히 깨져버리고 결국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똑같은 집안 방구석 잉여의 삶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슬픈 생각이 든다.

 

 

친구가 없고 만날 사람은 없어도 술은 나를 배신하지 않지! 라는 마음으로 오래간만에 갔었던 투다리. 싼 가격에 맛있고 소소하게 소주 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 이만한 곳이 있나 싶은 그런 곳이다. 정말 오래된 프랜차이즈지만 왜 오래 살아남았는지 알 것 같은 투다리. 인천, 그중에서도 내가 자주 다니는 구월동 부근에는 그래도 투다리가 꽤 있다. 

 

 

구월동 로데오점 투다리도 있고, 구월점 투다리도 있는데 나에게는 조금 더 가까운 구월점 투다리로 가보았다. 투다리에 들어간게 그래도 꽤 이른 시간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 일찍부터 소주잔 기울이는 내공 넘치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투다리 구월점에 앉자마자 그냥 바로 메뉴판부터 보았다. 모듬 꼬치를 먹을까 고민도 해봤지만 나름대로 내가 투다리에 오면 거의 먹는 메뉴 중 하나인 투다리 김치우동을 빼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비도 오고 꿀꿀한데 소주에 잘 맞는 안주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말이다.

 

 

투다리 김치우동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냥 익히 아는 맛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정겨운 느낌이 난다. 알아도 맛있고, 안 먹으면 가끔 생각나는 그런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의 안주랄까..

 

마침 메뉴판에 커플세트...가 있길래 커플세트로 시켜보았다. 커플세트는 투다리 김치우동에 꼬치 1종이 같이 나오는 메뉴였고 가격은 2만 원이라서 아주 괜찮았다. 둘이서 먹기에 이것보다 괜찮은 안주가 있을까? 망설임 없이 커플세트로 시키고 꼬치는 오징어입으로 결정!

 

 

소주는 요즘 제로슈가 소주가 또 유행한다고 하여 먹게된 새로. 개인적으로 진로 제로슈거랑 새로랑 비교하면 나는 제로 소주 중에는 새로가 훨씬 나은 듯하다. 뭔가 더 먹기 부담 없고 깔끔한 느낌. 모처럼 롯데가 그래도 한번 정도는 하이트를 이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제로소주 중에 새로가 더 좋은 건 개인적인 의견.

 

투다리 김치우동 한입에 소주 한잔 털어 넣었다. 날씨도 좀 풀려서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걸 보면서 마시다 보니 분위기가 꽤나 괜찮았다. 여름이 다가오는 것 같고 습해진 것 같은 날씨는 정말 싫지만, 그래도 시원하고 청량한 감성이 살아나는 초여름의 분위기는 참 좋다.

 

특히나 시원한 밖을 보면서 뜨끈하고 추억이 담긴 김치우동에 소주 한잔, 그리고 씹을 거리가 필요하면 한입씩 먹게 되는 고소한 오징어입 꼬치와의 조합은 소주가 계속 들어가는 든든한 조합이었다.

 

 

구월점 투다리의 분위기는 뭔가 다른 투다리들보다 조금 더 세월이 담긴느낌이 들었다. 원래도 선술집 같고 포근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 이기는 한데, 뭔가 여기는 한국식 오픈 이자카야의 정수를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적당히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도란도란 먹을 수 있고, 안주 값도 나름 저렴해서 주머니 사정도 봐주는 그런 동네 선술집의 느낌.

 

투다리 구월점에서 그렇게 오랜만에 친구랑 비를 보며 깔끔한 소주한잔 먹으면서 몇 번 이야기를 하다 보니, 꼬치를 조금 더 먹고 싶어졌다. 간단하게 단품 꼬치를 뭘 먹을까 찾아보다가 둘 다 만장일치로 시키게 된 닭껍질 꼬치.

 

 

닭껍질꼬치도 뭔가 없으면 허전한 메뉴인 느낌이다. 꼬치집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특별한 메뉴라서 그런가.. 야끼토리집에서(물론 비싸서 거의 안가봤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꼬치 중 하나가 바로 닭껍질꼬치인데, 바삭하면서 고소하고 촉촉한 느낌이 어떤 술에도 잘 어울려서 그러는 것 같다. 물론 단점은 양이 적다는 거겠지만.

 

투다리의 닭껍질꼬치도 밀리지 않는 고소함이 있었다. 또 꼬치가 리필되었으니 들어가는 소주 한잔. 연휴의 시작이 비가 오고 추적추적한 날씨라서 좀 슬펐지만, 예전에는 연휴가 되면 누굴 만나고 뭐 하고 놀지 기대부터 되는 나이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은 어른이 되어버린 게 슬펐지만 그래도 소주는 맛있었다.

 

 

투다리 구월점에서 간단하게 김치우동과 꼬치와 먹었던 소주는, 고단한 일상을 살았던 나를 위로해주는 자리였던 것 같다. 나름 우울하고 쓸쓸한 감정을 소주로 시원하게 씻을 수 있는 합리적인 안주맛과 가격 덕분에 그래도 행복했던 술자리가 된것 같아서 좋다. 다음에도 시원하게 소주한잔에 투다리 김치우동 먹으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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