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동료분들 중 한 분이 갑자기 얼마 전부터 고기에 꽂혀서 팀원들끼리 다 같이 고기를 먹으러 가보자는 이야기를 계속하셨다. 안 그래도 요즘 일이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팀원들끼리도 만날 일도 없고, 대화도 거의 없었는데 타이밍이 좋게 한번 그래도 다들 시간이 나는 날이 생겼다.
그래서 다들 고민을 하다가 하루쯤은 일을 일찍 끝내고 맛있는 고기에 술 한잔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러다가 찾게된 을지로 3가 역 근처에 있는 유명한 고기 맛집 산청숯불가든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원래는 퇴근하고 저녁에 이 곳을 방문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정말로 너무나도 사람이 많아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저녁에 예약을 하는 것이 12월 중순인가 말까지 전부 차있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 차라리 그러면 점심시간 때쯤에 가서 먹자(?)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을지로 3가 역은 이제 더 이상 낡은 동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정말 많은 직장인들과 힙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상권이 된 지가 오래다. 내가 적어도 대학생 때 이 동네를 방문했다면 뭔가 동네자체가 어른스러움이 가득할 거 같단 생각을 했겠지만, 나도 이제는 회사원 아저씨이기 때문에 오히려 을지로의 분위기가 더 좋다.
을지로 3가의 떠오르는 고기맛집답게, 산청숯불가든은 약간 예스러운 느낌이 난다. 뭔가 정말 어린 시절에 갔었던 가게 크기가 큰 시골의 고깃집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외관이라고 하면 딱 되겠다.
내가 갔던 날은 평일 오후다. 남들 다 일하고 있을 때 쯤에 갔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래도 여유롭게 들어올 수 있었지만, 내가 나갈 때쯤은 퇴근 시간이 임박해져서 그런지 정말 많은 직장인 부대들과 커플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원래도 주말이나 저녁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는 무조건 한다고하니.. 차라리 정말 여유로운 평일 점심이나 오후를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이곳의 고기는 전체적으로 다 유명하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메뉴라고 할 수 잇는 것은 소금구이와 항정살이라고 했다. 나는 처음 들어와서 바로 항정살을 먼저 주문했다. 뭔가 그 특유의 쫄깃한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도 있고, 이 날은 내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어서 포만감 느껴지는 메뉴가 너무 끌렸기 때문.
산청숯불가든의 고기는 정말 산청군의 지리산 돼지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했다. 산청이라는 동네를 예전에 몇번 가봤는데 동네의 분위기가 정겹고 조용했기 때문에 뭔가 오랜만에 듣는 동네라 반갑기도 했다.
아무튼 산청군의 기운을 받은 산청숯불가든의 항정살. 이 곳의 특징은 처음 앉아서 주문을 하면 고기를 한 번 구워주시고 먹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다만, 이렇게 구워주시는 건 한 번이고 그 이상은 따로 구워주진 않는다, 아무래도 바쁜 매장인데 그래도 한번 구워주는 게 어딘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이 부분은 좋았다.
이상하게 이날은 내가 낮술을 해서 그런가.. 항정살을 찍은 뒤로 그 뒤에 소금구이도 엄청 먹었는데 사진을 안남겼다, 세상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술이 낮술과 섞어마시는 술이라고 하지 않는가.. 낮술은 신나게 먹어도 5~6시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밤까지 달리게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금구이 사진이 없는게 좀 아쉽지만, 개인적인 선호로는 소금구이보단 항정살이 맛있다. 아주 쫄깃한 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항정살의 느낌보다 더욱 입안에 들어차는 느낌이 좋다.
뿐만 아니라 또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는 고기를 손질하고 서빙하는 것들이 아예 오픈키친으로 보여서 고기를 썰고 내오는 것에 대한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좋았으며, 큼지막한 고기가 걸려있어서 뭔가 산속 별장의 파티에 따로 꾸려진 정육점을 보는 것처럼 정겨운 우드톤의 분위기와 깊은 화로도 고기맛을 살리는데 한몫했다.
답답하지 않고 층고가 높고 정겨운 가게 내부 톤으로 소주 몇병 기울이기는 딱 좋았으며 확실히 흐름 타고 먹으면 소주 몇 병은 뚝딱하겠구나, 조심해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을지로3가역 맛집들 특유의 단점이라 생각하는 가격 자체가 높은 편이었으며 일반적으로 배부르게 먹기에는 2명이서 오기엔 너무나도 가격이 높다. 맛있게 먹으려면 정말 친구들 단체로 오거나 회식에서 제대로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추가로 벨이나 이런건 없어서 종업원분들이 바쁘실 땐 상대적으로 잘 못 보거나 하셨던 것도 약간 불편했었다. 전체적인 정리를 해보자면, 쫄깃한 고기와 더불어 넓고 정겨운 분위기에 따듯한 감성, 그리고 소주와 잘 어울리는 을지로 3가 역의 고기맛집이나 회식장소로는 추천한다는 것.
다만, 여러분이 커플들끼리 가거나 하기엔 가격대가 조금 있을 순 있으니, 3명 이상 모이면 가는게 더 나아 보인다. 나는 만약에 다시 간다면 송별회 모임이나 이럴 때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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