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나는 인천시청이 있는 동네에서 자라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비록 잠깐 자취를 해서 인천을 떠났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어찌어찌 다시 돌아와서 이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잘 살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있어서 인천시청역, 간석동쪽은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동네이다.
우리 동네는 조금 오래된 동네다. 그러다 보니,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정말 많이 다르다. 재개발하는 곳도 정말 많고, 과거에는 다 낡은 주택가였던 곳이 지금은 재건축을 하고 있거나 새로운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당연히 옛날에 내가 많이 갔던 추억의 장소들도 사라졌고, 새로운 곳이 생겨났다.
처음에 자취를 끝내고 인천시청역쪽 본가로 다시 들어왔을 때는 동네가 참 어색했다. 내가 알던 느낌이랑 다르게 확실히 많은 것이 변해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좋아했던 백반집도 사라지고, 공부하려고 자주 갔던 카페도 사라졌었으니깐.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안남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봤던 음식점이 하나 남아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 이야기를 할 인천시청역 쪽에 있는 맛집인 유키돈까스다. 인천시청 중앙도서관 앞에 있는 유키돈까스. 고등학생 때 공부하다가 배가 고프면 돈까스를 먹고 싶어서 양 많이 주는 이곳으로 자주 밥을 먹으러 갔었다.
처음에는 간판자체가 가시성이 너무 없어서 이곳에 돈까스집이 정말 있나?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실제로도 지금도 유키돈까스는 지하에 있기 때문에, 뭔가 돈까스집이 아닌 아지트에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낡은 간판이 인상적이다. 학생을 우대한다고하는데 지금도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아저씨니까.
유키돈까스는 지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가 신기하다. 복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출입문이 있는 곳이 2층이고, 아래로 내려가면 카운터와 주방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친절한 주인분이 계신다.
메뉴는 심플하다. 돈까스와, 카레돈까스가 끝이다. 일반 돈까스에 카레소스를 추가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카레소스는 무조건 추가하는 것이 이득이다. 왜냐면 유키돈까스의 카레는 매콤하면서도 칼칼해서 굉장히 중독성이 있는 맛이니까.
나는 맵찔이여서 카레돈까스 자체를 시키지는 못하지만 항상 일반돈까스와 카레소스를 추가하여 시킨다. 그리고 복층 위에 있는 바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한다. LP판과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영상과 노래들은 과거의 추억에 잠기게 만들어서 뭔가 나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인천시청역 맛집 유키돈까스의 돈까스는 굉장히 양이 많고 두툼하다. 일본식 돈까스지만, 경양식돈까스같은 추억을 같이 불러오는 맛이다. 육즙이 잘 가둬져 있으며, 한입 베어물 때의 포만감이 굉장히 좋다. 자리에 있는 돈까스 소스와 찍어먹어도 좋고, 특히 같이 나오는 밥과 돈까스, 그리고 추가한 카레소스를 부어먹으면 풍미가 훨씬 좋다.
성인 남성 1명 기준으로 나는 유키돈까스를 배가 엄청 고픈 상태가 아닌 이상 조금씩은 남기는 것 같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맛있는데 입이 짧은 나 자신이 아쉬운 그런 맛이다. 내가 학생 때는 정말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는데 먹는 것도 이제 체력이 드는 건가 싶기도 하고... 오묘하다.
가장 좋아하는 유키돈까스의 분위기, 뭔가 옛 감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가게가 오래된 만큼 세월이 군데군데 묻어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도 걸려져있고, LP판도 있고.. 유키돈까스의 문을 열면 마치 내가 학생이었던 그때로 돌아가는 듯해서 아련한 향수도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참 편안하다.
인천시청역 근처로 일이 있거나, 인천시청역 맛집중에서도 실패 없는 곳을 찾는다면 강추할 유키돈까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맛있는 돈까스는 물론이고 어딘지 모르게 포근하고 즐거운 추억까지 같이 가져가는 것, 그리고 혼자서 밥을 먹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좋은 유키돈까스, 앞으로도 내가 나이가 더 들어도 변하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 주에 또 먹으러 갈 예정이다. 아무튼, 인천시청역 맛집으로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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