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는 돈이 많은 것에 관심이 없었다. 아마 그건 내가 평범하게 살고, 분수에 맞게 살면서 적당히 내가 번 돈을 쓰면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 주변에 친한 친구들 중에는 부자가 없었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의 영향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다보니 정확히는 내가 돈이 많고 부자들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세계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부자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도전을 두려워했다. 대학 수능시험이 끝나고나서 나는 분명 원하는 대학교를 가지 못했다. 수능을 못 본 건 아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재수를 하기가 너무나도 싫었다. 그래서 무조건 떨어지지 않는 대학교를 선택하여 진학을 했고, 꿈이나 삶을 생각함에 있어서 멀리 보지 않았다.
나는 항상 열심히 살아왔었다. 분명 남들이랑 비교하면 대학교 다니면서 알바도 열심히 하고 용돈도 나 스스로 벌어보고 했었다. 그때는 내가 열심히 살고 있고 남들보다 성실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가 열심히 살았다고 하기엔 나에게 있어서 그때의 자산들 중에 남은 건 없다. 경험 정도가 남았지만, 그건 어디 가서도 겪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직장인이 될 때도 나는 무엇을 하고 싶다를 고르지 않고, 어디에 들어가느냐를 보았다. 내가 어떤 직군에 강점이 있는지 몰랐고, 그렇게 무엇을 할지 모르니 겉으로 보이는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간판을 골랐었다.
그렇게 항상 표류하는 듯한 삶을 살던 나에게 있어, 어느 순간 갑자기 막연한 희망이 생겼다. 나도 내 나이대의 다른 친구들에 비하여 돈이 많다면 그래도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처음엔 이런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직장인이 되고 삶을 살아가면서 주변인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로 인하여 나는 악에 받치게 되었다. 기본적인 경제지식도 없는 놈, 야망도 없는 놈, 너같이 물러 터진 사람을 누가 믿고 만나겠냐는 이야기 등등..
비교적 야망 없고 그때그때 현실을 사는 것에 안주했던 나에게 있어서 이런 이야기들은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그래도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우물 속 개구리 같이 시야가 좁은 사람이었던 것임을 30이 넘고 나서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그렇게 나에게 모욕을 주고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 그들에 대한 일종의 반발심일지도 모른다. 네가 날 그렇게 무시했지? 나 그래도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부자에 대한 열망은 그렇게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들을 얼마 가지 않아 추진력을 잃게 된다는 것 역시도 최근에 느꼈다. 분명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새로운 도전도 많이 하려고 하고 꾸준히 부지런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진정으로 성공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선 단순하게 뭐 하나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노력하면서도 내가 발전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결과가 나오니까 말이다.
문득 오늘이 주말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정말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노력함에 따라 생겨난 작은 결과에 어느 순간 다시 만족하고 피곤하다고 지쳐있는 나를 보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분명 아직까지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며 큰 귀찮음으로 다가온다. 아마 그건 내가 살아오면서 계속 느꼈었던 귀찮음과 나태함이라는 습관이 내 삶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생겨나는 습관일 것이다.
쉽지는 않으나, 내 나름대로의 귀찮음을 벗기 위한 노력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귀찮음이 아닌 도파민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싶다.
어마어마한 부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금의 나를 돌아볼 때 부끄럽진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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