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은 사회라고 불리는 체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체계 안에서 각자의 위치가 있고, 각자의 역할대로 삶을 살아간다.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본인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기위해서 그에 맞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마주치는 사람들에 따라서 맞춤형 행동을 보여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그들의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난 남들 눈치 안 봐, 난 내 할 말 하고 살고 난 자유로운 사람이야.'라고.
하지만, 결국 그 자유로움이란 것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일 때만 자유로운 사람인척 행동을 보일 뿐, 정말로 강하거나 위엄 있는 사람에게는 보여주지 못한다.
그뿐만일까? 자신이 정의롭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사람의 외침은,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소음이 될 수 있다. 자신이 믿는 그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그건 반감을 만들게 된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저는 그냥 별거 안 바라고 나를 그냥 있는 대로 바라봐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참 좋겠다고, 사회는 더 이상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않기 때문에 가면을 써서 힘들다고 말이다.
예전의 나라면 그 말에 큰 공감을 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생각했고,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 맞춰준다고 생각을 했으니깐.
하지만, 진짜 나의 모습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물며 자기 자신도 모를 텐데, 그냥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 그 여러가지 모습은 결국 모두 본인일 텐데..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없을까? 라는 질문은 모든 나의 모습을 사랑해 달라는 것과 같은 것인데, 나 자신도 나를 그렇게 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별로 없는데 과연 그런 사랑을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한 때 나 역시도, 밖에서의 나와 집안에서의 나, 부모님을 보는 나와, 친구를 보는 나가 모두 달라서 괴로워했던 적이 있다.
괜히 밖에선 밝은 척하고 신나는데 집에 와서 아무도 없는 그 공허함에 우울해하기도 했고, 그 공허함이 싫어서 억지로 시간을 내서 누구를 만나는 게 일상이었던 적이 있다.
그렇게 지내다 어느 순간에는 지독하게 혼자 있는 걸 좋아했다. 뭔가 하는 게 싫고 귀찮고, 의욕이 없어서 그냥 널브러져 있는 것이 좋고, 그런 게으른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무작정 이해를 바라는 적도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그냥 내가 보여주는 모든 모습이 나는구나 하면서 살기로했다. 밖에서 보여주는 사회인의 웃음이나, 집에서 무표정으로 지내는 모습까지.. 그냥 있는 그대로가 나구나 하면서 사는 게 가장 속 편한 게 아닐까 싶다.
내 멋대로 살 거고 나는 욜로예요! 하는 모습들을 일부러 보이는 건, 어쩌면 그 속에 '내가 이렇게 용기 있어 보여, 너네도 내가 멋있지? 나 칭찬해 줘.'라는 이미지가 깔려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건 히어로 콤플렉스겠지.
아이언, 아마 많은 사람들은 트러블메이커 정도로 기억하는 가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기도 했고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나머지 생전에는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아이언을 처음본건 아마 쇼미더머니 3일것이다. 당시에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온 그 프로그램에 나역시도 열광을 했었고, 그곳에서 보여줬던 그의 퍼포먼스는 엄청났다. 유난히 그때 당시의 쇼미더머니 감성 자체가 굉장히 날이 서있기도 했고, 약간 WWE 보는 것처럼 서로 물고 뜯는 게 재밌어서 꾸준하게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비록 그에 대한 평가는 많이 갈렸지만, 필터링이 거쳐지지 않고 직설적인 표현 방식만큼은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나는 그냥 이제 별생각 없이 지내기로 했다. 개념 없이 지낸다는 게 아니고 그냥 편하게 편하게 마음을 먹기로 한 것이다.
남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내가 보이는 모든 모습은 그냥 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지내는 게 어쩌면 가장 나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30대가 되고 느꼈던 서울 속 사회생활에 관하여, Hi-lite - My City (1) | 2023.09.01 |
---|---|
로파이 음악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 (1) | 2023.08.15 |
아담 - 세상엔 없는 사랑 / 과거를 돌아본 한 주 (0) | 2023.06.25 |
한요한 - Shining star(feat. 김종완 of Nell) /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노래 (0) | 2023.06.18 |
망가진 장난감의 섬 (1) | 2023.06.09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