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뭐 그렇게 여자처럼 행동을 하냐?'
나는 얼마 전에 새로운 친구를 알게 되었다. 이 친구는 얼마 전부터 나와 같이 일을 하게 된 직장 동료였다. 내가 이 친구를 처음 보았을 때는 꽤나 신선했다. 나는 아직까지 나를 꾸미는 것에 대해 정말 어색한 사람이라, 나에게 맞는 비비크림의 톤이 무엇인지, 발색립밤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그런 사람인 것에 비해, 이 친구는 굉장히 깔끔하게 자기를 꾸밀 줄 알고 화려한 친구였다.
상대적으로 나와 많이 다른 사람이다보니 나는 뭔가 이 친구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주 어려웠다. 뭔가 섬세할 것 같고 공감대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제대로 말을 걸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냥 멀리서 보면서 느꼈던 건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라는 생각정도가 들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느날 내가 일하는 사무실로 회사의 윗분이 오시더니 위에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별 대수롭지 않은 듯이, 그렇게 보였다면 앞으로 주의하겠다는 이야기정도로 잘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꽤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 나였다면 윗사람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니가 뭔데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냐? 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라는 정도로 기분 나쁜 티를 팍팍 냈을 텐데, 그 친구는 정말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을 같이 하면서도 나 역시도 처음에는 선입견을 가지곤 했다. 뭔가 특이한 사람이고 나랑 잘 안맞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나도 처음에는 거리를 두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같이 일을 해보니 열정적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꽤나 궁금해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윗 사람들에게 기분이 나쁘지 않게 본인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숨기는 모습도 보였으니, 겉으로만 보이는 여성스러운 모습은 정말 단순한 선입견 중 하나일 뿐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문득 나의 사고 방식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사람을 제대로 겪어보지 않고 나도 모르게 이 새로운 친구에게 고정관념이라는 잣대를 들이밀고 판단을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차별 없이 사람을 보려고 했으나, 나 역시 아직까지 나만의 가치관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험을 하는구나.. 심지어 이전에 비해서 많이 변했다고 생각을 했음에도 말이다.
선입견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관점이다. 내가 가진 경험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온전히 그릇된 판단을 해버리게 만들기도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나고자라면서, 사회의 주변에서 들었던 관점들과 감정들을 나만의 신념이라 생각하여 나도 모르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 몰입이라는 것으로 인하여 나도 모르게 내가 놓치고 있는게 많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나는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선입견으로 인하여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것이 나아가선 나에게 칼이 될 수 도 있으니, 조금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본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