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여유로운 사람에 관하여

일상 청소 기록/일상의 생각

by 고민청소부 2024. 3. 3. 20:18

본문

반응형

일상을 살다 보면 여유롭지 않은 채로 쫓길 때가 참 많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쫓기는 듯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인정을 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유로운 사람을 보면 참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여유롭다와 느긋하다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기는 하나, 엄연히 여유로움과 느긋함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느긋함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답답할 정도까지 상황에 대해 손을 대고 있지 않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제야 부랴부랴 준비하는 느낌이 강하고, 여유로운 사람의 경우는 그와 반대로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준비를 해둔 만큼 닥쳐올 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본다.

 

나는 살면서 느긋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많이 보진 못했기에 정확히 어떤 사람이 멋있다고 까지는 말은 못 하겠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그 여유로운 사람의 전형이 내가 되기 위해서 참 많이 노력을 하려고 한다.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불안함을 자주 보이고 괜찮은 척을 한다는 것이다. 누가보기에도 불안함이 딱 느껴지는데, 그런 감정을 최대한 숨기려고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모습을 부정해 가면서 까지 여유로워 보이는 척을 하려는 것 말이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여유로운 척을 하면서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뭔가 조금이라도 잘나 보이고 싶은 나머지 나의 원래 마음과 감정을 숨기고 고수인 척, 통달한 척 살았었던 과거를 돌아보면 아쉽기도 하다.

 

 

나는 남들에게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받아주려고 했고, 그렇기에 나는 불안함을 숨기고사는 가짜 여유로운 사람의 모습을 보였었던 것 같다.

 

밖에서는 하나도 멘털의 타격을 받지 않은 척, 최대한 여유로운 척하면서 집에서 혼자 있을 때는 누구보다 불안해함을 숨기지 않았고, 그러한 내 모습들이 결국 한번 터지게 되면 걷잡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는 여유로운 척의 한계가 다다랐을 때, 인생의 변곡점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관계가 깨지고 나서 나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인간의 심리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관한 일을 하기 시작했고,

 

내가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걸 꾹꾹 눌러 담다가 그 열등감이 터졌을 때는 외부의 성공과 보기 좋은 허울을 찾고자 많은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열정을 가지고 쏟아부었던 모든 것들이 부질없다고 느껴질 때쯤 나는 평범한 삶을 다시 살기를 바라서 다시 돌아왔으며, 늦게라도 내가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건 아닐까?라고 스스로 되뇌어 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뭔가에 힘을 쏟고 꾸준하게 노력한 하나의 결과물을 작게나마 만들었었다.

 

이런 여유로운 척의 끝에 내가 충동적으로 변화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여유로운 마음이 정말로 잠깐이나마 들었던 경험을 나는 할 수 있었다. 이는 내가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온전히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기에 차분한 마음이 생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정말로 내면에서부터 느껴지는 여유로움의 그 자체인 사람을 내가 아직은 제대로 만나보지는 못했다만, 나는 정말로 차분하고 여유로운 사람을 만나본다면 한 번쯤은 꼭 물어보고 싶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차분하게 만들고 당신 자체를 자신감 있게 만드느냐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런 차분함을 닮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