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술을 먹었다. 방구석 아싸라서 나는 친구가 별로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를 데리고 놀아주는 얼마 안 되는 고등학교 친구들.. 어렸을 때는 나름대로 집도 가깝고 해서 심심하면 얼굴 보고 만나서 놀고 술 먹고 그랬지만, 이젠 각자 결혼도 하고 여자친구도 있고 해서 보기가 쉽지가 않다. 아싸의 삶은 이래서 슬프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시간이 맞게 되어서 다들 모처럼 만나서 재밌게 술도 마시고, 그냥 근황이야기도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속이 참 허했다.
해장라면을 먹어도 별로 해장이 안되는것 같아서 뭐로 해장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기름진 음식으로 꾹꾹 누르면 해장이 좀 되지 않을까 하여, 햄버거의 성지인 맥도날드로 갔다. 집에 오면서 가장 가까운 만수동 맥도날드 만수 DT점으로 방문을 했다.
몰랐는데, 맥도날드 광고 모델이 뉴진스였다. 뉴진스의 존재만으로도 뭔가 화사(?) 해진 맥도날드 만수 DT점, 배고파서 들어갔는데 사람이 진짜 너무 많았다.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에 비하여 턱없이 부족한 키오스크.. 나도 친구와 같이 줄을 섰는데, 확실히 어르신들도 많고 사람도 많은데 그에 비하여 키오스크가 2개밖에 없으니 사람이 너무 안 빠졌다.
나름대로 인고의 시간을 기다리고, 맥도날드 만수 DT점 키오스크 앞에 섰다. 친구는 그냥 무난하게 빅맥으로 골랐고, 나는 1955 버거 세트로 골랐다.
사람이 많은 것에 비하여 맥도날드 만수DT점은 음식을 빨리빨리 준비해주셨다. 주문도 별로 밀리지 않고 맥도날드 크루분들의 제조와 응대속도도 굉장히 스무스 한편. 역시 맥도날드는 키오스크빼고는 다 괜찮다.
햄버거를 가지고 올라와서 친구와 같이 해장햄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 햄버거야 뭐.. 대부분 많은 분들이 먹었기 때문에 굳이 맛의 리뷰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무난하고 괜찮은 햄버거 맛이다.
내가 먹었던 1955 버거 맛 리뷰를 굳이 해보자고 한다면, 베이컨 토마토디럭스 햄버거에다가 양파를 조금더 추가하여 풍미가 생겼다라는 정도랄까? 그만큼, 무난하면서도 적당히 패티를 베어 무는 맛이 괜찮은 그런 고기고기한 햄버거이다.
원래 1955버거 세트는 비싸서 거의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맥런치 가격이 많이 싸진 듯하여, 맥도날드에 런치시간에 가게 되면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나 1955를 먹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맥도날드의 고기패티 맛 자체를 내가 좋아해서 그렇게 가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햄버거 자체의 맛도 깔끔하고 맛있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맥도날드의 1955 버거로 간단하게 해장도 하고 속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어서 좋았다. 역시 맥도날드는 언제 먹어도 무난하고 맛있다고 생각함.
햄버거를 먹다가 문득 생각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아무런 생각 없고 개념 없이 즐겁게 지낼 수 있었고, 모든 것이 새로웠었는데.. 하면서 말이다. 이 햄버거까지 말이다.
어릴 때는 생일이 되면 어머니가 맥도날드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생일파티를 해주셨었다. 그때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많이 햄버거 가게에서 생일파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생일이 될 때면 햄버거를 먹을 생각에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평상시에는 몸에 안 좋다고 자주 안 사주셨지만 생일이 되면 햄버거와 함께 선물도 한가득 받으니 얼마나 기대를 했던지.. 실제로 친구들도 그때는 많이 오고, 햄버거의 새로운 맛에도 흐뭇해하며 하루를 행복하게 보냈었다.
그랬던, 초등학생은 이제 그냥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도 없고, 일상을 무난하게만 살아가는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 맥도날드라는 공간 안에서 받았었던 행복했던 감정과 기대감은, 그냥 감흥 없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친구들과도 같이 밥 먹고, 혼밥을 두려워했던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학생은 사라지고, 이제는 오히려 누구를 오랜만에 만나면 신기하고 반가운 사회인이 되어버린 것에 대하여 무덤덤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나도 어렸을 때 그래도 재밌게 놀았고 밝았는데 왜 이제는 칙칙하고 어두운 인간이 되었는가..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오랜 시간 동안 나라는 사람 그 자체를 이해해 주고 친구로 대하는 주변인들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본다. 햄버거 하나 먹다가 별생각 다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해장하러 들어왔다가 과거의 추억과 현재를 비교해 가며 또 나름대로 나만의 소소한 감사를 하게 된 하루였다.
아무튼, 햄버거는 뭐 무난한 햄버거고, 나름대로 동네 근처에 갈만한 맥도날드를 찾았음에 의의를 두는 하루. 만수동 쪽에서 맥도날드에 가고 싶다면 만수 DT점으로 가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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