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 서울역 뒷골목 분위기 좋은 청파동 와인바 와인맛집

본문

반응형

나는 MBTI검사를 하면 J가 나온다. 그런데, 요즘의 계획은 항상 P처럼 움직이게 된다.

 

아무래도 인생은 원래 계획했던 대로 다 풀리지는 않으니 이왕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여유를 가져야 인생을 살기 편하지 않겠는가? 요즘 살려고 하는 마인드가 딱 그렇다.

 

그리고 이번에 글을 쓰는 청파비노가 딱 이 P형 계획의 정점이었으나 만족스러웠던 가게이다. 나름대로 나한테 깨달음을 주었던 장소니까 나름대로 뜻 깊은 장소인 것이겠다.

 

이 날은 모처럼 내가 회사 일이 일찍 끝나는 날이었다. 여자친구 역시도 일찍 끝나기 때문에 멀리서 서울역까지 오는 수고를 하고 있었고.

 

게다가 날이 조금 더웠던 것 같다. 내가 원래 여름에 더위를 많이 타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정확히는 조금 습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 날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다른 와인바였는데, 쿠폰이 있어서 가려고 했었던 곳이다.

 

 

그런데 막상 그 와인바에 도착하니 쿠폰을 직원이 전혀 모르는 거 아닌가? 조금 황당하긴 했다만, 괜히 시간을 길게 쓰고 싶지도 않고 나중에 쿠폰을 발급해 준 주체한테 이야기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이 들어서 바로 자리를 나왔다. 1년 이내로만 쓰면 되니까 충분히 해결이 되는 부분이지!

 

원래 옛날의 내 성격이었다면, 나는 J에 너무 가까운 사람이라 끝까지 그게 되는지 안되는지 왈가왈부를 조금 따졌을 것 같긴 한데 지금은 그런 생각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거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아무튼 조금 허무하게 원래 가려던 장소에서 밖을 나오게 되었고, 터덜터덜 걷다가 찾아보게 된 오늘의 정말 리뷰 장소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 서울역 뒷길에 있는 청파동에 있는 와인바였고, 얼핏 길을 잃으면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조금 구석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들어간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 참고로 이 외관 사진은 내가 밖을 나왔을 때 찍은 거라 조금 더 화려한 느낌이 있다만, 처음 들어갔을 때는 해가 졌을 때가 아니라 그런지 조금은 밝았다. 아무튼, 나와 여자친구가 서울역 뒷골목을 걸으면서 도착하게 된 청파비노의 첫 분위기 인상은 '아지트'의 느낌이었다.

 

 

아지트라고 해서 무슨 작당모의하는 그런 아지트는 아니고 아늑하지만 화려한 느낌? 일단 와인병이 엄청 많이 쌓여있는 곳에 있는 샹들리에도 눈에 띄었다. 이때도 우리는 조금 일찍 도착했던 편이라, 직원분께 혹시 자리가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오늘은 예약이 다 되어있다고 했다. 아니 예약이 다 되어있다니?

 

라고 좌절 아닌 좌절을 하던 찰나에 직원분께서 그래도 바 자리는 남아있으니 여기는 혹시 어떠시냐라고 안내를 해주셔서 우리는 바 좌석에 착석하게 되었다. 다행이다!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의 메뉴는 간결하고 깔끔해 보였다. 요즘 양식을 조금 많이 먹기는 하는데, 그 양식들이 그래도 하나하나씩 다 달라서 특색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이날은 원래 와인을 둘 다 조금 마시고 싶었던지라, 글라스 와인을 두 잔 시키고 볼로네제 라고 파케리와 부라타 유자 토마토를 주문했다. 이름이 어려울 뿐 그냥 매콤 달달한 토마토 스파게티와 유자와 치즈를 곁들인 산뜻한 토마토이다.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의 특색이 느껴졌던 건 단순하게 분위기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런 회전목마 소품이라던지 어둡고 차분한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으나,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안쪽에 있는 대형 좌석이었다. 원래 와인바라면 테이블을 적게 만들어서 한 테이블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는 게 맞지 않나? 내가 사장이어도 그럴 거 같은데

 

여기는 오히려 이렇게 사람들이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따로 있는 게 신기했다. 실제로 우리가 가는 날에도 예약은 만석이라 그런지 홀 테이블도 곧 다 찼었고, 단체석 안쪽에는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단체석이 있어서 시끄러운 것도 아니었고, 딱 단절이 잘 되어있어서 개인 손님은 손님들대로 여유롭게 즐기고, 단체 손님들은 남 눈치 안 볼 수 있어서 좋아 보였던 것 같다.

 

 

다시 메뉴로 돌아와서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의 타파스들, 볼로네제 라고 파케리(이제부터 파스타라고 하겠다.)와 부라타 유자 토마토(이제부터 토마토 샐러드라 하겠다.) 전체적인 느낌은 두 메뉴의 조합은 아~주 좋다는 거, 혹시라도 메뉴 선택 장애가 있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주문을 하시면 되겠다, 왜냐고 묻는다면 맛있다.

 

 

일단 파스타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다. 적당히 매콤하면서 그 매콤함과 토마토의 조합과 짠맛이 잘 어우러진다. 포만감도 꽤 좋고, 와인 중에서는 화이트와인이 조금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나는 레드를 마셨는데, 레드와인 자체가 원래 좀 텁텁한 감이 있으니 레드보다는 깔끔한 화이트픽

 

 

다음으로는 토마토 샐러드. 개인적으로 파스타 한입 먹고 다음 이 토마토로 싹 씻어주면 그 깔끔함이 그대로 입안에서 리셋이 되어 와인 한 병 비우기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일 정도로 조합이 좋다. 물론 나는 자의적 타의적 절주를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글라스를 마셨지만 말이다.

 

안타깝게 사진이 안남아 있긴한데,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의 또 다른 장점 중하나는 바로 기네스 생맥주 기계가 있다는 것이라고 난 본다. 내가 맥주 덕후기도한데, 기네스 생맥주를 파는 곳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더더군다나 기네스는 그 기네스만의 쌉싸름한 감성이 있어서 생맥주와 캔맥주가 확연하게 다른 맥주니까.

 

결국 참지 않고 기네스 생맥주도 같이 시켜서 한 잔 했는데, 생맥주도 관리가 잘 되어있었던 것 같아서 깔끔하고 부드러웠다. 이 기네스 생맥주는 나초랑 먹었으면 더 맛있었겠다.

 

 

이렇게 안주도 잘 즐기고 분위기도 잘 즐긴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 내가 예전처럼 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계획만 따라갔다면 과연 이 장소를 찾을 수 있었는가?라는 생각을 해보자면 오히려 계획이 틀어진 게 더 나았던 것이리라 생각한다.

 

당연히 사는 게 계획대로 이뤄지면 그만한 좋은 것이 없겠으나, 작은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열심히는 살되 강박은 가지지 않고 산다면 삶은 아마 더 풍요로워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발길 닿는 대로 움직여보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는 많이 나오니까 말이다. 서울역 와인바 청파비노처럼.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